秋來聲 (가을이 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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結隊紅蜻寫昊斕
鵲們派對在枝間
夥娘拿手相看呭
倚仗行人解髮斑
靑竹松風林道鬧
片雲白羽碧空閑
西山落照躊躇處
楓谷無思玉嚁潺
떼 지은 고추잠자리 어지럽게 날고
까치들은 나뭇가지에서 파티를 즐기네
아녀자들 손잡고 마주 보며 수다 떨고
지팡이 든 행인들 머리카락 날리네
솔바람 부는 대나무에 숲속 길 시끄럽고
흰 깃털 조각구름 푸른 하늘 한가롭다
서산 노을이 머뭇거리고 있는 곳에는
단풍 물든 골짜기에 옥소리 흐르네

작가의 말

이 시는 늦가을의 한때를 포착한 풍경화이자, 그 속에 깃든 생명의 리듬을 담아낸 노래입니다. 들판 위를 어지럽게 나는 고추잠자리, 가지 위에서 재잘거리는 까치, 한가로이 대화를 나누는 아낙들, 그리고 지팡이를 짚고 바람에 머리칼을 흩날리는 행인들까지 — 모두가 자연의 한 부분이 되어 그 계절의 빛 속에서 살아 움직입니다. 시의 전반부는 ‘움직임’과 ‘소리’로 가득합니다. 잠자리의 날갯짓, 까치의 웃음소리, 사람들의 수다와 발걸음이 어우러져 마치 마을 잔치처럼 생동감이 흐르지요.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분위기는 점차 고요해집니다. 솔바람이 지나가는 대숲의 소리, 하늘에 떠 있는 흰 구름, 그리고 서산 너머로 머뭇거리는 노을과 옥처럼 맑은 시냇물의 흐름은 시간의 느림과 자연의 평화를 상징합니다.

나는 이 시를 통해 ‘일상의 찰나 속에서도 완전한 조화와 아름다움이 피어난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사람과 자연, 소리와 고요, 움직임과 멈춤이 서로 어우러지는 그 순간 — 그것이 바로 내가 느낀 가을의 진정한 얼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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