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드립니다
오늘의 감정, 어제의 기억, 내일의 풍경 - 모두를 담은 웹진 춘천답기한 편의 수필처럼, 한 폭의 풍경처럼 - 춘천의 이야기가 여기에 머뭅니다오늘의 춘천을 쓰고, 그리며, 노래하는 사람들의 자리 - 춘천답기오늘의 감정, 어제의 기억, 내일의 풍경 - 모두를 담은 웹진 춘천답기한 편의 수필처럼, 한 폭의 풍경처럼 - 춘천의 이야기가 여기에 머뭅니다오늘의 춘천을 쓰고, 그리며, 노래하는 사람들의 자리 - 춘천답기

살다 보면 문득 내 삶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세상의 속도는 너무 빠르고, 내가 이룬 것들은 모래성처럼 위태로워 보일 때,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스스로를 증명하려 애쓴다. 하지만 그런 소란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아무런 설명이 필요 없는 단 한 사람, 나의 가장 낮은 지점까지 묵묵히 지켜봐 준 '오래된 친구'가 있다는 것은 인생이 내게 준 가장 큰 축복 중 하나일 것이다.오늘 문득 그 친구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그와 나 사이에는 굳이 긴 말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가 공유한 것은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시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코흘리개 어린 시절의 철없던 장난기부터, 꿈 많던 소녀 시절의 설렘, 그리고 삶의 무게를 견디며 조금씩 성숙해져 이제는 어느덧 머리칼에 서리가 내린 할머니가 되어가는 오늘날까지. 우리는 서로의 인생이라는 책을 첫 페이지부터 함께 넘겨온 목격자들이다.나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 없다는 것, 그것은 얼마나 안도감을 주는 일인가. 사회에서 만난 관계들은 나의 현재 모습, 나의 직업, 나의 성과로 나를 판단하곤 한다. 하지만 오래된 친구는 나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나약함을 알고, 나의 초라한 실패 뒤에 숨겨진 진심을 읽어낸다. 내가 인생의 가장 밑바닥에 머물며 스스로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도, 그는 요란한 위로 대신 묵묵히 손을 내밀어 주었다. 그 손길은 "어서 일어나"라고 재촉하는 채찍이 아니라, "내가 여기 있으니 천천히 숨을 골라보렴"이라는 무언의 응원이었다.힘든 시기를 지날 때, 세상 사람들은 흔히 거창한 조언을 늘어놓는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네가 부족해서 그렇다는 식의 뼈아픈 충고들. 하지만 내 친구는 달랐다. 그는 그저 곁을 지키며 나지막이 한마디를 건넸다."괜찮아, 너 지금 잘 살고 있어."그 투박하고도 따뜻한 한마디는 그 어떤 철학적 격언보다 강력한 힘으로 내 가슴을 울렸다. 나의 잘됨을 시기하지 않고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마음, 내가 흔들릴 때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 있어 주는 든든함. 그런 친구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 된다.우리는 이제 거울 속에서 낯선 노년의 얼굴을 마주한다. 주름진 손마디와 느려진 걸음걸이가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지만, 친구와 마주 앉아 차 한 잔을 나누는 순간만큼은 다시 그 시절의 소년, 소녀로 돌아간다. 서로의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안쓰러워하기보다, 함께 잘 늙어가고 있음을 확인하며 짓는 미소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깊은 유대감이 서려 있다.생각만 해도 마음 한구석이 몽글몽글하게 따뜻해지는 사람. 존재만으로도 내 삶의 증거가 되어주는 사람. 그런 좋은 친구가 내 인생의 여정에 동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화려한 성취나 거창한 명예보다도, 나를 온전히 이해해 주는 이 단 한 사람과의 인연이 내 노년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물들인다.앞으로 남은 길도 그리 외롭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가 걸어온 시간만큼이나 깊고 넓은 신뢰의 숲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내일도 모레도, 우리는 서로에게 "참 잘 살고 있다"라고 말해주며 이 길을 함께 걸어갈 것이다.

홍옥주
홍옥주1개월 전
4
시간의 숲을 함께 걷는 사람
의심의 꼬리를 자르다

산을 만나러 가려고 운동화 끈을 묶는다. 혼자 산을 찾는 버릇은 여전하다. 눈이 밝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에서는 사람을 만나면 무섭다고 한다. 그 반대인 나는 사람을 좋아하며 믿고 함께 흐름을 탄다. 앞선 이의 발꿈치를 보며 보폭을 고르고 스치는 이의 행색과 내음으로 일상을 읽는다.정상에 오르면 운동기구가 있다. 여러 가지 운동기구 중에 눈에 뜨이는 것은 훌라후프이다. 오랜 시간 축적된 배가 나왔기 때문이다. 과거의 생활 습관을 좋음으로 유지했었다면 이런 모습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무심코 걷다가 어떤 중년의 사내와 어깨가 부딪쳤다. 나는 ‘죄송합니다.’ 하며 별일 아닌 듯이 지나치려 했다. 순간 그의 불타는 눈빛이 섬뜩했다. 그는 말없이 나를 한동안 노려보았다. 등골이 오싹하는 한기를 느꼈다. 더구나 그의 손에는 곤봉 크기만 한 단단한 쇠 스틱을 들고 있었다. 스멀스멀 공포가 몰려왔다. 그런데 왜 그는 이런 호젓한 산길에 쇠 스틱을 들고 다닐까? 혹시 산 짐승들을 위협하려는 도구인지 의문점들이 연이어 꼬리를 물었다. 사이코패스로 인한 사회적 물의가 연상되었다. 가시지 않는 두려움에 조금가다가 뒤돌아보았다. 사내의 모습은 사라졌으나 그가 나를 기억하지 않기를, 다시 마주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원했다. 한편으론 나의 조심성없는 걸음걸이가 예민한 그를 자극하였지도 모를 일이다.그 일을 겪은 후 나도 등산용 스틱을 가지고 다닌다.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만 언덕과 내리막길에서 중심을 잡아준다. 좀 걸리적거리긴 하지만 이젠 친근한 벗처럼 나를 지키는 제삼자의 역할로 무난하게 함께 걷는다. 혹여나 가는 길에 뱀이 지나가더라도 덜 무서울 것이다. 참 이기적이다. 뱀으로 인해 해를 입은 적도 없는데 미리 나쁨으로 규정짓는다. 자연 속에서 한뿌리인 행운과 불운에 대한 반성하는 시간을 얻는다.등 뒤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누군가의 보폭이 애매하다. 점점 궁금증이 증폭된다. 차라리 나를 추월하든지 아니면 느긋하게 속도를 늦추든지 이도 저도 아닌 계속 일정한 속도로 따라온다. 한참을 실랑이하다 코너에서 우연히 옆모습을 훔쳐보았다. 검정색 셔츠에 후드모자 사이로 금테 안경이 보였다. 여자다! 일단 마음이 놓이며 안심이 되었다.시야가 확 트인 계단이 보였다. 지금 이 순간의 전쟁을 벗어나고 싶어서 후다닥 미친 듯 뛰어 내려갔다. 무언가 퉁! 의심스러운 소리가 들렸다.“저기요?”계단 위에서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보았다.“핸드폰이 떨어졌어요.”“어머나! 감사합니다.”앳된 젊은 여성의 부드러운 고운 음성이 조용한 골짜기에 울려 퍼졌다. 잠시 동안 마음 졸이던 상상이 물거품처럼 수면 아래로 가라앉음을 느낀다.까마득한 계단 아래에서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고슬고슬 파마머리의 아낙이 묻는다. 가족을 안고 사는 후덕한 모성애를 품은 얼굴이다.“산 정상이 아직 멀었나요?”어떤 대답이 그녀에게 좋을까? 험난한 계단 길, 지름길, 샛길, 오솔길 등….“직진으로 조금만 올라가시면 됩니다. 힘내세요.”지친 그녀의 도전에 박수와 불끈하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산 아래 나무 의자에 앉아 하늘에 붙은 불박이장 같은 산을 올려다본다. 자연과 걸으면서 읽는 생각들에 뿌듯하다. 갑자기 수풀 사이에서 “구구구국” 정겨운 산비둘기 소리가 들린다. 반복되는 “구국” 소리는 평화로운 동네 어귀에서 걱정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닮았다. 털고 일어서며 밤나무 숲을 향해“그래도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이야”질문 없는 인간적인 대답을 했다.

김연옥
김연옥1개월 전
1
수필
텃밭이라는 작은 공간

취미가 뭐예요? 하고 누군가 물으면 나는 멍해진다. 내세울 만한 취미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취미를 물으면 그저 생각나는 대로 독서예요. 했다가 또 다른 사람이 물으면 운동이요. 하고 말한 기억이 난다.특별히 내세울 만한 취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조용히 이어져온 작은 습관이 있다. 바로 텃밭 가꾸기이다.우리 집 울안에 40여 평 되는 텃밭이 있다. 어머니가 계실 때는 그곳이 유일한 하루 일과의 장소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내 일거리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텃밭에만 들어서면 어머니의 숨결이 느껴지는 것 같고 어머니의 모습을 지울 수가 없다.어머니가 하시던 대로 나도 봄이면 그곳에 당근, 파, 시금치 열무, 오이, 토마토 등 10여 종류를 심는다, 가을에도 김장배추, 무, 등 여러 종류의 채소를 심고 가꾼다.나는 텃밭에 심어진 각종 채소들을 작물로 보지 않는다. 화단의 화초로 생각하고 정성스럽게 가꾼다. 작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 생명이 자라고, 계절이 흐르며, 나 역시 조금씩 변해간다. 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고 기다리는 일은 참을성을 가르쳐 주고,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싹은 나에게 작은 기쁨을 준다.작물을 재배하느라 힘들었던 때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화초처럼 정성스럽게 가꾸어온 채소를 식탁에 올릴 때, 그리고 가끔씩 작물들을 수확하여 적은 양이나마 동생들과 친구들에게 나누어 줄때는 묘한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누군가는 운동이나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풀지만 나에게는 흙과 작물이 그 역할을 대신해준다. 특별하지는 않지만 조용히 나를 위로하고 생활의 기쁨을 주는 그것이 나의 텃밭 가꾸기다. 아침 운동 후 텃밭에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줄 시간은 아무 잡념도 없다. 오늘도 작물들이 잘 자라기를 바랄 뿐이다.이제는 누가 “취미가 뭐예요?” 라고 물으면 웃으며 대답 할 수 있다. “작은 텃밭 가꾸기가 제 취미예요” 라고다른 사람에게는 별것 아니라고 여길지 몰라도 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다. 내 마음의 수양터요 정신 건강을 지켜주는 장소이다. 아주 소박하고 따뜻한 취미, 텃밭의 작물은 오늘도 그 자리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다.

권은석
권은석1개월 전
3
수필
群鳥祈禱

<작시 노트>2025.6.25일 새벽 집 앞 숲속에서 새들이 어둠이 갈라지는 잠깐 사이 소리내어 합창하곤 다시 조용해졌다.마치 기도하듯이 환하게 밝아지니까 그때부터 날기 시작했다. 너무 신기해서 시를 짓게 되었다.

황현숙1개월 전
1
한시
제46회 소양강문화제

제46회 소양강문화제

전통의 울림과 함께하는 춘천의 대표축제, ✨ 소양강문화제에서 만나요! 제46회 소양강문화제 📍9월 27~28일 춘천시청 광장에서 만나요!

춘천문화원
춘천문화원3개월 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