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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신재호
신재호16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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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꽃이 진 후에도 머무는 향기

꽃이 진 후에도 머무는 향기 소청자 모든 꽃은 피어나면 언젠가는 지기 마련이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오월의 장미 역시 예외는 아니다. 찬란했던 계절이 지나고 나면 붉은 꽃잎들은 하나둘 대지 위로 툭툭 떨어지고, 대문을 가득 채웠던 화려한 왕국은 잠시 빛을 바랜다. 하지만 우리 집 대문의 장미만큼은 꽃이 진 후에도 결코 시들지 않는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외형의 화려함을 넘어선, 영원히 지지 않는 가족들의 사랑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젊은 날, 두 손을 걷어붙이고 네 식구가 힘을 합쳐 지었던 첫 집. 그 집 대문에 남편이 우리 가족을 위해 장미를 심어주었을 때, 우리는 아주 먼 미래를 함께 바라보고 있었다. 꽃이 피는 찬란한 순간뿐만 아니라, 꽃이 지고 겨울이 찾아오는 고단한 계절까지도 함께 나누겠다는 묵묵한 다짐이 그 심어짐 속에 있었다.살아가면서 늘 좋은 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때로는 가뭄처럼 가슴이 타들어 가는 날도 있었고, 매서운 서리처럼 차가운 시련이 우리 가정을 찾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우리는 대문의 장미를 보며 우리가 처음 집을 짓던 그 마음을, 우리가족은 서로를 가장 귀하게 여기기로 했던 그 약속을 기억해 냈다. 남편은 나와 아이들을 한 번도 외롭게 두지 않았다. 장미가 피어날 때는 함께 기뻐해 주었고, 장미가 지고 앙상한 가시 줄기만 남을 때면 내 거칠어진 손을 꼭 잡아주며 온기를 나누어주었다. 꽃이 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듯, 우리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눈가에 주름이 늘고 머리가 희어지고 있다. 젊은 날의 화려했던 모습은 조금씩 옅어질지 몰라도,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속의 사랑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 짙고 그윽해진다. 그것은 마치 장미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서 은은하게 배어 나오는 가을의 열매와도 같다. 그래서 나는 오월의 장미가 지는 것을 슬퍼하지 않는다. 꽃잎은 비록 바람에 날려 사라질지라도, 남편이 가족을 위해 그 집을 짓고 대문에 사랑을 심어주었던 그 본질적인 기억은 우리 삶에 영원히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꽃이 진 대문 앞을 지나갈 때도 내 코끝에는 여전히 다정한 장미 향기가 맴돈다. 그것은 남편의 변함없는 배려와 존중이 만들어낸 인생의 향기다. 나를 세상의 그 어떤 존재보다 귀하게 여기고 사랑해 주는 그이가 있기에, 내 인생은 언제나 오월의 축제 속에 있다. 우리가 함께 지은 이 집에서, 남편의 사랑을 자양분 삼아 나는 매일 장미처럼 새롭게 피어난다. 설령 세월이 흘러 세상의 모든 계절이 바뀐다 해도, 우리 집 대문에 새겨졌던 “당신은 내 삶의 오월의 여왕이니까”라고 해 주던 그이의 사랑과 아이들은 영원히 시들지 않는 오월의 여왕으로 우리와 함께 삶을 이어갈 것이다.

소청자
소청자1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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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광치계곡, 마음에 숲을심다

광치계곡, 마음에 숲을 심다조은선 광치계곡은 양구군 국토정중앙면 대암산이 품고 있는 계곡이다. 양구에서 인제 방면으로 달리는 31번 국도를 따라가면 구검문소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이어지는 좁은 길이 나온다. 그 길을 따라가면 광치계곡에 닿는다. 크고 작은 능선으로 둘러싸여 첩첩산중을 이루고 있다하여 고개 이름을 ‘광치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해동지도』에는 ‘광치’ 라고만 표기되어 있다. 오랜만에 친정에 온 딸 내외, 외손자와 길을 나섰다. 우리 마을에서 자가용으로 3~4분 남짓 가다 보면 계곡 입구에 광치휴양림이 자리하고 있다. 사람의 손길보다 자연의 숨결이 먼저 느껴지는 그 휴양지가 우리 마을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광치계곡 입구에는 소지섭 길, ‘양구 10년 장생 길’ 안내 표지가 있다. 이곳에서 옹녀폭포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옹녀폭포 초입에 변강쇠와 옹녀 이야기가 전해 내려 온다. 옹녀와 변강쇠가 금강산으로 가던 중 이곳에서 정분을 나누었는데, 이를 보고 크게 노한 산신령의 지팡이에 얻어맞아 옹녀는 이곳에 엎어져 바위가 되었고, 변강쇠는 50m 지점 아래에 굴러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 바위를 옹녀의 엉덩이라 하여 옹녀폭포라 부르고 있다. 이러한 연유인지 모르지만 예부터 이 광치계곡을 연애골이라고도 했었다. 광치계곡은 하늘을 찌를 듯 치솟은 상수리나무와 전나무, 소나무들이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키며 이곳을 포근히 감싸 안고 있는 듯하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맑은 물은 한여름에도 발을 담그지 못할 만큼 차갑다. 수정처럼 맑은 물은 돌 틈 사이를 비집고 졸졸 소리 내며 흐르기도 하고, 납작하고 커다란 바위를 어루만지듯 넓은 물결을 펼치기도 한다. 비 그친 뒤 햇살을 머금은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음까지 씻기는 듯 고요해진다.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이름 모를 작디작은 곤충들이 톡톡 튀는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발걸음은 어느새 야생화를 쫓고 있다. 연보라색 초롱꽃, 주황빛 화려함을 뽐내는 참나리꽃, 늦가을 빨간 열매가 매혹적인 마가목은 가지 끝에 소박한 하얀 꽃송이가 원을 그리듯 피어난다. 한 아름 고사리 풀도 짙은 녹색을 뽐내며 눈길을 끈다. 앞서 지나간 이들의 발자국들이 남긴 희미한 길을 잡초들이 덮고 있다. 풀에 발길이 스치자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춘다. 발걸음을 멈추니 숲속의 작은 소리들이 다가온다. 살랑살랑 바람을 타고 오는 나뭇잎의 속삭임, 멀리서 들려오는 맴맴 매미 울움이 잔잔히 번져간다. 날렵한 다람쥐 한 쌍, 사진 찍을 사이도 없이 달아난다. 하늘과 맞닿을 듯한 나무 사이로 비추는 햇빛을 받으니 바쁘게 흘러가던 시간도 이 순간만큼은 잠시 멈춰 선 듯하다. 그렇게 숲길을 오르락내리락 걷다 보니 어느새 옹녀폭포에 발길이 닿아 있다. 옹녀의 엉덩이를 닮았다는 바위 사이로 물줄기가 힘차게 흘러내린다. 쏟아지는 물소리에 세상의 소음은 저만치 밀려나고 온갖 잡념이 사라지는 듯하다. 산줄기를 타고 내리는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발이 시리도록 차갑고 세차다. 딸과 사위, 외손자는 그 아래에서 물세례를 받으며 깔깔대며 마냥 즐거워한다. 사위는 옹녀폭포에 온 걸 기념으로 남겨야 한다며 연신 사진을 찍는다. 한참을 놀고 나니 슬슬 배가 출출해진다. 길 떠날 때 배낭에 챙겨온 은박 돗자리를 펴고, 사과와 바나나, 직접 키운 방울토마토, 옥수수와 구운 도넛, 오렌지주스를 하나씩 펼쳐놓는다. 폭포 소리를 배경 삼아 웃음이 번지는 간식 시간이다. 사위는 광치계곡에 푹 빠졌다며 처가에 오는 큰 즐거움이라고 한다. 광치계곡은 가을에 더 아름답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은 숨은 단풍의 명소라고 입을 모은다. 계곡 초입부터 빨강, 노랑 단풍이 반기고 낙엽이 쌓인 운치 있는 나무다리를 걷다 보면 낙엽 밟는 소리와 계곡의 물소리가 어우러져 마음에 평화를 안겨준다. 옹녀폭포를 따라 걷다 보면 낙엽 속에서 뒹구는 자연산 가래도 눈에 띈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가래 줍는 재미에 빠지기도 한다. 호두보다 알맹이는 작지만 고소하고 맛있다. 잘 익은 열매는 호두와 비슷하지만 덜 익은 것은 개복숭아를 닮았다. 바쁜 일상을 잠시 미루고 쉬고 싶은 사람들, 자연을 찾아 전국에서 모여드는 이들의 입에서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저마다 마음에 고운 단풍 하나쯤은 품고 돌아가며 또 오고 싶다고, 이 계절이 기다려질 거라고 아쉬움을 남긴다. 광치계곡의 가을은 그렇게 사람들의 가슴에 작은 숲 하나를 만들어 준다. 여름에도 오후가 되면 서늘하게 느껴지는 곳, 고운 단풍으로 물든 광치계곡은 잠시 머물다 가기에 참 좋은 곳이다.

조은선1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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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群鳥祈禱

<작시 노트>2025.6.25일 새벽 집 앞 숲속에서 새들이 어둠이 갈라지는 잠깐 사이 소리내어 합창하곤 다시 조용해졌다.마치 기도하듯이 환하게 밝아지니까 그때부터 날기 시작했다. 너무 신기해서 시를 짓게 되었다.

황현숙6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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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제46회 소양강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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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문화원
춘천문화원8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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