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影於湖水 (호수에 비친 가을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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廣野黃雲興舞身
山川草木麗衣彬
江如鏡影斯秋景
卒遽銀魚躍一巡
들녘에 황금벼 이삭 온몸으로 춤추고 
산에 나무들 고운 옷 아름다워라 
소양강이 거울처럼 이 가을을 되비추는데
갑자기 물고기 반짝이며 튀어 돌아가네

작가의 말

이 시는 가을의 완숙한 아름다움과 생명의 움직임을 포착한 자연시입니다. “들녘의 황금벼가 춤추고” — 이 구절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풍요의 리듬을 상징하며, “산의 나무들이 고운 옷을 입었다”는 표현은 가을의 의례적 장엄함을 그립니다. “소양강이 거울처럼 이 가을을 되비춘다”는 자연이 스스로를 비추며 자기 완성의 아름다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고, 마지막의 “물고기 반짝이며 튀어 돌아가네”는 그 완벽한 고요 속에 잠깐 스치는 생명의 섬광, 찰나의 기쁨을 담고 있습니다.

나는 이 시를 통해, 정지와 움직임, 완숙과 생동이 한순간에 교차하는 가을의 진면목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이 한 장면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하지만, 생명이 여전히 흐르는 한국의 가을 풍경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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