旱魃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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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無雨夏續來仍
旱魃羲和你可憎
大地爲爐燃似火
田原削髮禿如僧
蝗飛得勢能憂患
小蜴尋沙走處塍
灌水銀河何撒散
皆祈願里洗炎蒸
봄부터 시작된 가뭄 여름까지 이어지니
기승부리는 가뭄 귀신 네가 참 밉구나
천지는 화로가 되어 불처럼 이글거리고
들판엔 초목이 말라 중 머리처럼 민둥하네
메뚜기 떼가 극성이라 걱정스러운데
도마뱀도 신통치 않아 밭 두둑 모래땅을 찾네
어찌하면 두 손으로 은하수를 끌어다가
세상천지 찌는 더위 시원하게 씻어 줄까?

작가의 말

註: 羲和: 天神 帝俊 의 아내로 가뭄 女神

이 시는 자연의 재앙 앞에서 느끼는 인간의 무력함과 구원의 염원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봄부터 이어진 가뭄은 단순한 기후의 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과 교만이 불러온 자연의 경고처럼 느껴집니다. 타는 대지 위에서 생명은 고통받고, 시인은 절망 속에서도 “은하수를 끌어다가 세상을 씻어 주고 싶다”고 꿈꿉니다. 그 소망은 불가능하지만, 바로 그 불가능한 간절함이 인간의 순수한 기도이지요. 나는 이 시를 통해, 절망 속에서도 여전히 세상을 살리고자 하는 인간의 마음이 가장 숭고하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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