喜色容顔賣弄愚 怒頻煩悶意猶無 哀愁臆透傷心不 樂樂諸生笑否乎
얼굴에 기쁜 빛으로 으스대는 것도 어리석지만 자주 성내고 번민해 봐도 의미는 오히려 없구나 가슴 깊이 스며드는 애수에 상심할 일도 아니고 매우 즐겁게 모두 살아간다고 웃을 일도 아니네
작가의 말
이 시는 감정의 균형, 즉 ‘중용의 마음’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기쁨에 들떠 으스대는 것도, 분노와 번민에 빠지는 것도 모두 헛된 감정의 소모임을 말합니다. 삶은 본디 기쁨과 슬픔, 환희와 애수가 함께 있는 자리이고, 그 어느 쪽에도 지나치게 기울지 않는 평정의 상태가 가장 깊은 깨달음입니다. 마지막 구절의 “매우 즐겁게 모두 살아간다고 웃을 일도 아니네”는 체념이 아니라, 감정의 초월과 내면의 고요함을 뜻합니다.
나는 이 시를 통해,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그 너머의 평온을 찾는 — 인간의 성숙한 마음의 경지, 그 단단한 고요를 그리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