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分步湖畔 (춘분에 호숫가를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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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日長於夜
脫寒冬季疑
梅花先綻朶
薑樹笑歡嘻
白鷺孤高態
靑鳧隊列隨
遠山霏妬雪
農叟煎心基
밤보다 낮이 기니 한겨울 벗었는가?
매화꽃 먼저 피니 생강꽃 함박웃음
백로는 홀로 오뚝 물오리 대열 짓고 
먼 산엔 시샘의 폭설 농부의 맘 졸인다

작가의 말

이 시는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찰나의 긴장감을 포착한 작품입니다. 긴 밤이 끝나고 낮이 길어지며 계절이 바뀌는 순간, 매화는 가장 먼저 깨어나 봄을 알리고, 생강꽃은 환한 미소로 응답하지요. 하지만 산 너머엔 아직 시샘의 폭설이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자연은 언제나 갈등 속에서 새로운 조화를 만들어냅니다. 그 조화는 백로의 고요함, 물오리의 질서, 농부의 마음속 불안까지 품고 있지요.

나는 이 시를 통해 ‘변화의 계절’ 속 인간의 마음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봄은 그렇게, 불안과 기다림을 통과한 뒤에야 비로소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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