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中秋節恒常反覆 (추석이 오면 늘 되풀이 하네)

조회 0
父母居存納骨堂
集中追善室焚香
思思好事何爲麼
無用哀嗟不孝量
至理周圍和睦也
多忙封套入還償
부모님 계신 납골당
추선실에 모여 제를 올리다가
사자를 위한 좋은 일이 뭘까 생각한다  
불효를 한탄해 봐야 소용없고 
주변이 화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할진대 
봉투에 넣어 땜질하기에 바쁘다

작가의 말

*追善(추선); 죽은 사람을 위하여 착한 일을 함. 追善室은 납골당 분향실 이름

이 시는 현대인의 효(孝)와 제례의 의미에 대한 현실적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부모님을 기리는 자리에서조차 “좋은 일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화자는, 의식보다 진심과 관계의 회복을 더 중시하고 있습니다. “불효를 한탄해 봐야 소용없고, 주변이 화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할진대” — 이 구절은 효가 단지 과거에 대한 죄책이 아니라 현재의 화목과 배려 속에서 살아야 완성된다는 깨달음을 전합니다. 마지막의 “봉투에 넣어 땜질하기에 바쁘다”는 현대 사회의 형식화된 추모를 향한 냉정한 풍자이자, 그 속에 깃든 인간적인 슬픔과 무력감을 드러냅니다.

나는 이 시를 통해, 효란 단지 제를 올리는 행위가 아니라, 살아 있는 이들 사이의 마음을 돌보는 일임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조용한 추선실의 공기 속에서, 그 진심만이 여전히 따뜻하게 남아 있습니다.

관련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