艾幕谷秋曉風景 (애막골 가을 새벽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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栗鼠飛聲豪氣也
終宵橡實落音驚
曉晨樹下光燈撼
晩暑看來顆粒成
다람쥐 날아다니는 소리 거리낌 없으니
밤새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 울려 퍼졌겠지
새벽녘 나무 밑 플래시 불 흔들거리는데
늦더위에도 알은 여물었나 보다

작가의 말

이 시는 자연의 미세한 리듬과 인간의 조용한 관찰을 담고 있습니다. 다람쥐가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는 소리, 도토리가 떨어지는 밤의 울림 — 이 작은 생명의 움직임 속에서 세상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새벽녘 플래시 불빛은 마치 인간의 호기심과 따뜻한 관심을 상징합니다. 자연을 방해하지 않으려 조심스레 관찰하는 태도, 그 속에서 인간과 자연이 조용히 교감하는 순간이 피어납니다. 늦더위 속에서도 도토리가 여물 듯, 우리의 삶도 더딜 뿐 결국 결실을 맺는다는 믿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 시는 그래서 고요하지만, 그 고요 속에 깊은 생명의 숨결이 깃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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