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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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의 정의를 내린다면 취미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즐기기 위하여 벌어지는 일상들이다. 전문성이 좀 결여되어도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감흥을 느끼며, 활동하고, 감성을 자극시키는 당기는 멋, 맛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 또한 취미의 개념에서 벗어나 가장 잘하는 특기를 발견하고, 공부하고, 노력하여 자신의 길을 찾아 전문가가 되어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나 또한 그렇다.

​ 삶을 풍요롭게 살기 위하여 늘상 부딪치고 직면하면서 어쩔 수 없이 누리고 가야 할 취미들이다. 예를 들면, 노래 부르기(내가 제일 좋아하는 종목)이다. 지금은 갑상선 이상증으로 높은 음이 따라와 주지 못해서 보류하고 있다.

​ 가장 흔한 취미 리스트에는 독서, 악기 배우기, 만화 보기, 영화 보기, 산책하기, 요즘 대세인 멍때리기 등등. 이 외에도 더욱 많겠지요?

​ 사람들은 살면서 누구나 마찬가지 나름대로 각종 취미 종목에 애착을 느끼고 흠뻑 빠져서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 취미활동을 평생 10개 이상은 모두들 누릴 것이다. 나 같은 경우도 여러 가지 스펙을 쌓다 보니 위에 있는 종목 중에 자격증도 몇 개 소장하고 있다.

​ 요즘은 독서에 푹 빠져서 살고 있다. 며칠 전 내 생일날에 남편에게서 한국시사 100주년 기념판 시집 이십여 권을 선물 받았다. 남편 말씀이 책 선물을 하면 나의 두 눈이 별처럼 반짝인다고 하였다. 배려와 지성을 겸비한 남편은 가끔 시적인 표현을 하여서 감동을 주곤한다. 아마도 전생에 시인이었나 보다. 내 성격은 터프하고 강원도 방언을 자주 쓰며 어디를 가서 살아도 감자 바위소릴 듣는다.

​ 취미는 세월 따라 변화무쌍하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 나라의 할머니! 새벽형 인간이 바로 나다.

​ 알람이 필요 없는 오전 다섯 시면 영락없이 책상 앞에서 책 읽기를 두 시간 정도 한다. 새벽 시간의 맑고 고운 나의 영혼은 산수화에서 보는 여백과도 같다.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그 시간만큼은 이 세상 부러운 것이 없다. 책 읽기는 옛날에도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나는 한국화 작가인데 그림과 독서는 한 몸이라고 생각한다.

​ 그림은 마음이고 글 쓰기는 생각이다. 평소에 그림과 시를 써서 보관한 낙서 같은 습작이 많이 있는데, 가끔 들여다 보면 내용은 나 혼자 이 세상의 구렁텅이에 빠진 것처럼 신랄하게 세상을 비판하고 천지개벽이라도 일어날 듯이 강한 어투와 모호한 대목들이 나를 깜짝 놀라게 한다. 또한 이 세상 행복과 사랑을 나 혼자 다 독차지한 듯한 표현들이다. 동전의 양면성을 보는 듯하다. 현재는 어눌하고 투박하지만 긍정과 당당함이 함축되어 있는 글들을 언젠가는 다듬어서 세상에 내놓을 것이다.

​ 간절하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지금 취미를 넘어선 화가의 길을 잘 즐기고 버티며 나가고 있지만 공생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가들은 영혼을 불태우고 산통보다 더한 고통, 뼈를 깎는 아픔을 이겨내야 하나의 작품이 탄생한다.

​ 실기를 이기는 이론은 없다가 나의 슬로건이고 사명감이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나의 길이고 운명이고 몇십 년 동안 쌓아온 금자탑이다.

​ 오늘은 취미생활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면서 지난날의 나를 돌아보는 날이기도 하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자서전, 수필, 시, 등을 정리하여 인생 후반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 영광스러운 나날들이 지혜롭고 슬기롭게 행복하게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 우리 모두 스트레스받지 말고 인생을 잘 놀다 갑시다. 인생은 잘 놀다 가지 않으면 불법이라는 김 홍신 작가의 유머러스한 말씀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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