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川鄕校 (춘천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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過朝學校敎人倫
黑首兒童不見悲
白髮老人聞讀冊
大成殿曷再來春
지난 왕조 사람들에게 도리를 가르치던 곳
머리 검은 어린이들 보이지 않아 슬프고 
백발의 노인들 책 읽는 소리만 들리니
성전엔 언제 다시 봄이 오려나

작가의 말

이 시는 전통의 쇠퇴와 세대 단절 속에서 느끼는 슬픔과 희망을 그린 작품입니다. “지난 왕조 사람들에게 도리를 가르치던 곳” — 이 구절은 조선 시대의 유교적 이상과 교육의 전당을 상징하며, “머리 검은 어린이들 보이지 않아 슬프다”는 그 전통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 현대의 공허함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백발의 노인들 책 읽는 소리”는 아직 꺼지지 않은 지성의 불씨, 시대를 잇는 고요한 희망을 상징합니다. 마지막 구절 “성전엔 언제 다시 봄이 오려나”는 단순한 계절의 기다림이 아니라, 학문과 도덕, 그리고 인간다움이 부활하는 시대에 대한 기도입니다.

나는 이 시를 통해, 전통의 의미를 잊은 시대에 던지는 잔잔한 질문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봄은 아직 멀리 있지만, 노인의 독서 소리 속엔 이미 다음 세대를 향한 씨앗의 속삭임이 깃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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