堵內梅花地主離 人踪已滅朶枝枝 東風好適揚香氣 萬處詩仙熱詠詩
담장 안에 주인 떠난 매화나무 사람 발길 끊겼어도 가지마다 꽃송이 늘어지네 때마침 불어오는 봄바람이 향기를 날리니 온 곳의 시선들 시 읊기에 열중하겠네
작가의 말
이 시는 떠남과 남음의 미학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주인은 떠났지만, 매화는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며 꽃을 피웁니다. 사람의 발길이 끊겨도, 자연은 묵묵히 제 일을 하는 것이지요. 그 꽃향기를 실은 봄바람이 담장을 넘어 세상으로 퍼질 때, 나는 그것이 곧 인연의 여운이자 존재의 존엄함이라 느꼈습니다. 비어 있는 집보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향기가 더 아름답다는 사실 — 그것이 내가 이 시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