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興 (가을날 이는 흥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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玉宇月華如洗淸
依欄玩賞最多情
蘆花飄雪江頭岸
楓葉酣霜谷口城
稻熟果紅田野景
天寒水碧雁鴻聲
龍山落帽登高節
佳色三秋正分明
하늘의 달빛은 씻은 것 같이 맑으니
난간에 기대어 구경하니 가장 정이 많도다
갈대꽃 눈같이 나부끼니 강 머리 언덕이요
단풍잎 서리에 취하였으니 골 입구 성이로다
벼익고 실과가 붉으니, 밭과 들녘의 경치요
하늘은 차고 물은 푸르니 기러기 나는 소리네
용산에서 낙모하는 풍경 높은 곳 오르는 계절이니
삼추의 아름다운 빛 정녕 분명하도다

작가의 말

이 시는 삼추(三秋)의 완성된 풍경과 그 속의 인간 감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달빛은 세상을 깨끗이 씻은 듯 맑고, 강가의 갈대와 단풍은 서로 다른 빛으로 가을의 정수를 드러냅니다. “벼 익고 실과가 붉으니 밭과 들녘의 경치요” — 이 구절은 자연과 인간의 수확의 기쁨을 노래합니다. 그 아래의 “기러기 나는 소리”는, 풍요 속의 쓸쓸함을 살짝 스치게 하지요. 마지막의 “삼추의 아름다운 빛 정녕 분명하도다”는 삶의 절정에 선 인간의 감탄이자, 자연과 조화를 이룬 마음의 평정을 상징합니다.

나는 이 시를 통해, 가을의 찬란함 속에 깃든 청명한 슬픔과 평화로운 감사를 그리고자 했습니다. 그 풍경 속 달빛은 단순한 자연의 빛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맑히는 고요한 영혼의 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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