昊翠霞逾赤 前山楓美奇 秋風成我老 過慾放何時
하늘은 푸르고 노을은 더욱 붉게 물드니 앞산에 단풍도 아름답고 기묘하구나 가을바람이 나를 점점 늙어가게 하는데 헛된 욕심을 어느 때에 내려놓아야 할꼬?
작가의 말
이 시는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인간의 덧없음을 성찰한 작품입니다. 푸른 하늘과 붉은 노을, 그 사이에 서 있는 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점 늙어감을 느끼며 “무엇을 내려놓아야 진정 자유로울까”를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가을은 언제나 끝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계절입니다. 단풍이 가장 붉을 때가 바로 떨어질 순간이듯, 인생도 가장 찬란할 때가 지나가면 고요한 이별을 맞이하지요. 이 시를 쓸 때 나는 슬프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세월의 흐름을 자연의 이치로 받아들이는 평안함을 느꼈습니다. 욕심을 놓을 때 비로소 남는 것, 그것은 사라짐이 아니라 맑은 자유의 빛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