霜葉 (단풍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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鴈陣南飛正九秋
霜酣紅葉帶山頭
等閒坐愛停車客
感賞歸吟得句樓
石逕楓林斜日艶
短籬叢菊接隣留
形形色色眞佳景
萬里风光散不收
기러기 떼 남으로 날아가는 정이 구월 가을에
서리에 취한 붉은 단풍 산머리에 띄었네
무리로 한가히 앉아 사랑하니 차를 멈춘 객이요
감상하고 돌아가 읊으니, 글귀를 얻은 다락이네
돌길에 단풍 숲은 해가 비끼어 아름답고
짧은 울타리 떨기 국화는 이웃하여 머물렀네
형형색색은 참으로 아름다운 경치니
만 리의 풍광은 흩어져 거두지 못하겠네

작가의 말

이 시는 가을의 장대한 풍경 속에서 인간의 정서가 자연과 하나 되는 순간을 그렸습니다. 남으로 떠나는 기러기의 날갯짓, 서리에 물든 단풍산, 그리고 국화 피어난 울타리 옆의 고요한 시선 — 이 모든 것이 한 폭의 산수화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길을 멈추고 바라보는 나그네의 마음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를 깨닫는 경지에 닿아 있습니다. 그 풍광은 너무 넓고 아름다워서, “만 리의 풍광은 흩어져 거두지 못하겠네”라 한탄할 만큼 인간의 언어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경이로움이지요.

나는 이 시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이 곧 시(詩)의 근원임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기러기의 비상, 단풍의 붉음, 국화의 향기 — 그 모든 찰나가 모여 인생의 깊은 가을을 완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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