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가을의 정취와 자연의 조화로움을 섬세하게 포착했습니다. 귓가에 스치는 한 줄기 바람, 들녘의 풍성함, 하늘의 양떼 구름, 그리고 호수 위에 비친 달 — 이 모든 것이 서로에게 말을 걸듯 이어져 있습니다. “웃는 달”은 단순한 자연의 모습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감정이 맞닿은 순간의 상징입니다. 들판의 풍요로움이 땅의 기쁨이라면, 달의 미소는 하늘의 축복이지요.나는 이 시를 통해,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풍요 속의 고요함, 충만 속의 겸허함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바람, 구름, 달, 그리고 호수 — 그 모든 것이 서로를 비추며 하나의 완전한 조화의 노래를 이루고 있습니다.

김광수
星瀉 金光洙
한시(3)
이 시는 가을의 하루가 품은 생의 순환과 고요한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새벽의 풍경소리와 저녁의 기러기 떼까지 — 시간은 흐르되, 그 안의 감정은 잔잔히 이어집니다. “등불 켜고 생각에 잠겨 바람 소리 듣는다”는 구절은 바로 삶의 중심에서 세상을 관조하는 태도를 상징하지요. 국화의 웃음과 붉은 단풍의 영롱함, 그리고 은빛 물결 속의 기러기 떼는 모두 인간과 자연이 함께 빚어내는 하루의 시(詩)입니다.나는 이 시를 통해, 가을이라는 계절이 단지 끝의 계절이 아니라 성찰과 감동, 그리고 다시 시작의 시간임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북한강의 물빛과 노을, 그 속에 스며드는 마음 — 그것이 바로 춘성(春城, 춘천)의 영혼입니다.
이 시는 늦가을의 한때를 포착한 풍경화이자, 그 속에 깃든 생명의 리듬을 담아낸 노래입니다. 들판 위를 어지럽게 나는 고추잠자리, 가지 위에서 재잘거리는 까치, 한가로이 대화를 나누는 아낙들, 그리고 지팡이를 짚고 바람에 머리칼을 흩날리는 행인들까지 — 모두가 자연의 한 부분이 되어 그 계절의 빛 속에서 살아 움직입니다. 시의 전반부는 ‘움직임’과 ‘소리’로 가득합니다. 잠자리의 날갯짓, 까치의 웃음소리, 사람들의 수다와 발걸음이 어우러져 마치 마을 잔치처럼 생동감이 흐르지요.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분위기는 점차 고요해집니다. 솔바람이 지나가는 대숲의 소리, 하늘에 떠 있는 흰 구름, 그리고 서산 너머로 머뭇거리는 노을과 옥처럼 맑은 시냇물의 흐름은 시간의 느림과 자연의 평화를 상징합니다.나는 이 시를 통해 ‘일상의 찰나 속에서도 완전한 조화와 아름다움이 피어난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사람과 자연, 소리와 고요, 움직임과 멈춤이 서로 어우러지는 그 순간 — 그것이 바로 내가 느낀 가을의 진정한 얼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