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한국의 전통적인 겨울맞이 풍경 — 김장의 날을 통해 **가족의 정(情)**과 공동체의 따뜻함을 그린 작품입니다. “칼질하고 절이는” 노동의 장면은 고단하지만, 그 속엔 함께 나누는 기쁨이 있고, “빙 둘러앉아 농담하며 김장을 한 후”에는 서로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정겨운 시간이 있습니다. 마지막 구절 “숯불 위 노릇한 삼겹살에 화목한 정 어리네”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가족의 사랑이 익어가는 순간을 상징합니다.나는 이 시를 통해, 쓸쓸한 계절 속에서도 피어나는 따뜻한 인간의 온기, 그리고 그것이 곧 한국의 풍류이자 행복임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심곡의 저녁놀과 김장의 웃음이 함께 어우러진 이 장면이야말로 현실 속의 작은 도원경(桃源境) 입니다.

이상석
八峰 李尙錫
작품수3
한시(3)
이상석2025. 10. 23.
한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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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자연의 순환을 통해 인생의 무상과 깨달음을 그린 작품입니다. 기러기 떼가 떠난 하늘 아래, 세상은 하룻밤 사이에 은빛으로 변합니다. 모든 생명이 시들어가지만, 산의 단풍만은 마지막 불꽃처럼 찬란하지요. “봄·여름의 청춘이 가을·겨울에 지워진다”는 구절은 삶의 쇠락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전환의 시간을 의미합니다.마지막 두 구절 — “어떤 고승이 제 머리 제가 깎던가! 세상만사 자의 반 타의 반인 것을” — 여기엔 인간 존재의 본질이 담겨 있습니다. 삶의 길은 스스로 선택한 듯 보이지만, 결국 자연의 흐름 속에 맡겨진 운명이기도 하지요.나는 이 시를 통해, 인생의 무상함을 슬픔이 아니라 평화로 받아들이는 마음, 즉 자연과 하나 되는 깨달음의 고요한 순간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이상석2025.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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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자연의 절대성과 인간의 덧없음을 대조한 작품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암벽은 생명이 없는 듯 보이지만, 그 표면에 비친 햇살은 보석처럼 영롱하여 순수한 존재의 빛을 드러냅니다. 신선은 이미 만 리를 떠나 세속을 벗었지만, 남겨진 바람은 여전히 충직하게 빈집을 쓸고 닦으며 세월을 지킵니다. 이 장면 속엔 고독이 있지만, 그 고독은 결코 쓸쓸하지 않습니다.나는 이 시를 통해 ‘비어 있음의 충만함’, 즉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기에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자연의 도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햇살, 바람, 바위 — 그 침묵 속에 이미 완전한 세계가 있지요.
이상석2025. 10. 15.
한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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