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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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틈새에서 피어난 한 줄의 생각 - 그것이 수필이 되고, 춘천이 됩니다삶을 닮은 문장, 사람들 닮은 온기 - 춘천답기의 수필에서 만나는 춘천의 숨결마음이 머무는 순간을 글로 남깁니다 - 춘천답기 수필, 느림의 미학
특별한 친구

“아줌마 잘 지내시지요? ” 며칠 전 신갈에 사는 깔끔이가 안부 문자를 보내왔다. “일주일 후 용인 세브란스병원에 가는데 병원 근처에 사는 언니네 집에서 자고 올 거야. 시간 괜찮으면 얼굴 볼까?” 반가움에 나도 얼른 답 문자를 보냈다. ‘아줌마가 여기까지 오시는데 만나 뵈어야지요’ 기다렸다는 듯, 깔끔이의 답도 돌아왔다. 깔끔이와의 약속이 잡히는...

조은선2025.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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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렵 가는 날

오늘은 사내천으로 천렵 가는 날이다. 고대하던 말복이 열흘이 지났는데도 한증막 같은 더위가 밤낮없이 계속되고 있다. 이맘때 쯤이면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질만도 한데 올해는 웬일인지 날씨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계속 열을 내고 있다. 더위를 피해 오로지 집에만 있다가 오랜만에 집밖으로 나왔다.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예정된 시간에 우리아파트 단지 내에...

정금지
정금지2025.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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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은 태풍에도 뿌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세상에는 사자보다도 억센 입을 가지고, 제자리에서 버티고 사는 생명이 있으니, 그것은 풀이다. 아직은 산하가 풀의 여름 색인 녹색이지만, 곧 가을 색인 다양한 황갈색으로 천천히 바뀌어 갈 것이다. 이제 하늘 가득 알록달록 물들만한 철이 온 것도 같은데, 아직은 해뜨기 전이나, 해지고 난 뒤에나 한여름과 달라진 공기의 냉온을 느낄 수가 있다. 어제 늦은...

이형노
이형노2025.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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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한 가지만 가질 수 있는 나이

물건을 구하러 남대문시장을 가기로 했다. 전철을 타고 가는 시간만도 족히 2시간 이상 걸릴 것 같다. 그 시간을 우두커니 있는 건 내키지 않는다. 뜨개를 뜰까? 팬플루트를 배우고 있으니 악보 외우기를 할까? 옆 사람과 이야기도 나눠야 할지 모른다. 한 번에 세 가지를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때 떠오른 게 지인의 목도리다. 레이스 실로 뜬 여름 목도리가...

소청자
소청자2025.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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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같은데

미국 마이애미에 살고 있는 우리 딸과 외손자가 한 달여 함께 지내다 며칠 전 자기 집으로 갔다. 헤어지는 게 당연한데도 울고 싶었다. 외손자가 고등학교 졸업식 끝나자마자 그날로 날아왔단다. 외손녀도 작년엔 같이 와서 제주도 여행도 하며 보람있게 지냈는데, 올해는 대학교 연구실에서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하느라 오지 못했다. 외손자는 이번에 미국 한인회가...

안금희
안금희2025.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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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울대를 따라 올라온 열기가 6부 능선을 넘고 있었다. 휴대폰을 스피커 모드로 바꾸고 냉동실을 열었다. 얼음물을 들이켜도 서운하다 못해 억울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나는 왜 이 나이를 먹도록 싫다는 소리 한마디를 하지 못하나. 맴돌던 기운이 옮겨갔는지 눈꺼풀 안쪽이 뜨끈했다. 스피커에서 분출되는 음성을 지켜보며 목젖을 조이는 원망을 삼켰다. 할 수 없죠....

성경아
성경아2025.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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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길

나의 꿈은 화가가 되는 것이었다. 연습장에 그림을 즐겨 그리고 중학교 미술 시간에 포스터를 그려 상을 타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 관념이 투철한 아버지의 벽에 부딪혔다. 화가는 돈을 버는 것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는 이유에서다. 완강한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화가가 되는 꿈을 키우는 것은 어린 나로서는 어려운 일이었다.고등학교 때는 그림을 대신해 동아리에서...

박영숙
박영숙2025.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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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봉투와 사랑

계절이 바뀌어서 옷 정리를 했다. 평소에 외출이라도 하려면 입고 나갈만한 옷이 없어 이 옷 저 옷 뒤적이며 옷 고르는 데만 꽤 많은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정리하려고 옷장 속에서 반도 못 꺼냈는데 산더미같이 많았다. 이 많은 옷을 언제 정리를 다 하지? 혼잣말하며, 두꺼운 옷은 자주 열어보지 않는 장롱 깊숙한 곳에, 바지, 티셔츠, 아웃터...

박소연2025.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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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본 울릉도

내가 알고 있는 울릉도는 위험천만한 곳이다. 오래전에 TV화면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아찔한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하늘에 떠있는 헬리콥터의 외줄 아래 하얀 점 하나가 점점 클로즈업되어 다가온다. 흰 원피스 차림의 여인이 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모습을 아슬아슬하게 보았다. 관광객을 구출하는 충격적인 장면에 넋을 잃었다. 내가 울릉도를 연상하는 낙인된...

김연옥
김연옥2025.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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