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꽃은 피어나면 언젠가는 지기 마련이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오월의 장미 역시 예외는 아니다. 찬란했던 계절이 지나고 나면 붉은 꽃잎들은 하나둘 대지 위로 툭툭 떨어지고, 대문을 가득 채웠던 화려한 왕국은 잠시 빛을 바랜다. 하지만 우리 집 대문의 장미만큼은 꽃이 진 후에도 결코 시들지 않는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외형의 화려함을 넘어선,...
수필
광치계곡, 마음에 숲을 심다조은선 광치계곡은 양구군 국토정중앙면 대암산이 품고 있는 계곡이다. 양구에서 인제 방면으로 달리는 31번 국도를 따라가면 구검문소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이어지는 좁은 길이 나온다. 그 길을 따라가면 광치계곡에 닿는다. 크고 작은 능선으로 둘러싸여 첩첩산중을 이루고 있다하여 고개 이름을 ‘광치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산을 만나러 가려고 운동화 끈을 묶는다. 혼자 산을 찾는 버릇은 여전하다. 눈이 밝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에서는 사람을 만나면 무섭다고 한다. 그 반대인 나는 사람을 좋아하며 믿고 함께 흐름을 탄다. 앞선 이의 발꿈치를 보며 보폭을 고르고 스치는 이의 행색과 내음으로 일상을 읽는다.정상에 오르면 운동기구가 있다. 여러 가지 운동기구 중에 눈에 뜨이는 것은...
취미가 뭐예요? 하고 누군가 물으면 나는 멍해진다. 내세울 만한 취미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취미를 물으면 그저 생각나는 대로 독서예요. 했다가 또 다른 사람이 물으면 운동이요. 하고 말한 기억이 난다.특별히 내세울 만한 취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조용히 이어져온 작은 습관이 있다. 바로 텃밭 가꾸기이다.우리 집 울안에 40여 평 되는...
내가 다니는 교회의 담임 목사님께서 2년 전부터 제안하고 기획한 일본 나가사키 성지순례를 하게 되었다.‘25.11.30~12.4일의 4박 5일간 교인 10명이 후쿠오카, 나가사키, 벳부 우레시노 온천을 여행하는 일정이다. 갈 때는 부산에서 배를 타고 올 때는 항공편으로 오는 것으로 다소 낭만적이고 재미있는 여행으로 우리 모두는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고 들뿐...
난 취미가 등산이다. 취미란 마음의 밭을 가는 일이다.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다. 아무것도 안 하는 휴식과 다르다. 어느 책에서 이런 글을 보았다. 독서는 취미가 아니다. 책을 수집하면 취미다. 하늘을 나는 나비를 보는 건 취미가 아니고, 나비를 잡아 핀을 꼽으면 취미다. 취미가 일거리가 되면 즐거움은 날아간다. ‘돈 받고 하라면 시들해지는 것이...
‘새’라는 이름을 가진 새가 없듯이 ‘절’이라는 이름을 가진 절도 없다. 일곱 살인 내게 ‘봉의사’는 그냥 이름 없이 절이었다. 세상 궁금한 것이 많은 나는 외할머니를 따라 그 곳에 갔다. 소양중학교 건너편 ‘사농동’ 집을 출발하여 소양강다리를 건넜다. 산 중턱에 있는 절로 가는 오르막길은 꽤나 힘들었다. 그 가을의 날씨는 맑았고 단풍이 예뻤던 기억이...
살다 보면 문득 내 삶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세상의 속도는 너무 빠르고, 내가 이룬 것들은 모래성처럼 위태로워 보일 때,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스스로를 증명하려 애쓴다. 하지만 그런 소란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아무런 설명이 필요 없는 단 한 사람, 나의 가장 낮은 지점까지 묵묵히 지켜봐 준 '오래된 친구'가 있다는 것은 인생이 내게 준...
2025년 2월 20일춘천 문화원 강좌 프로그램 중 하나인 수필문학반에 첫 수업하는 날! 글쓰기를 좋아했던 나는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강의실로 향했다. 한 분 한 분 자기소개가 끝난 후 총무와 반장을 선출하는데, 지금껏 각종 모임에서 총무를 맡아 본 경험이 많아서 이번만큼은 정말 어떤 임무를 맡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터라 다른 분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